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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침투에 게임업계 ‘고용절벽’ 현실화…현행법으론 보호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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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61.♡.185.172)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6-04-2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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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플랫폼 스팀(Steam)에는 최근 '인공지능(AI) 생성 콘텐츠 포함'이라는 크레딧이 붙은 게임들이 출시돼 판매되고 있다. 게임 제작 과정에서 AI를 활용했다는 안내 표시다. 이처럼 게임업계에 AI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게임업계에서는 채용 축소와 해고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현행 노동법 체계를 통한 보호는 사실상 불가능해 노사정 협의체를 통해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I, '보조 도구'에서 '창작 주체'로
 
AI가 처음 게임업계에 도입됐을 때만 해도 반복 작업을 줄여주는 보조 도구로 소개됐다. 단순한 배경 텍스처 생성, QA 자동화, 기본 코드 보조를 위한 도구로서 역할을 했다. 그러나 현재는 '미드저니'와 같은 이미지 생성 AI가 콘셉트 아트와 캐릭터 디자인을 대체하고, '클로드' 같은 AI 코딩 도구는 게임 로직 구현을 상당 부분 자동화하고 있다. '수노'는 배경음악을, '챗GPT'는 NPC 대사와 시나리오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
 
크래프톤 산하 개발사 렐루게임즈는 AI를 활용해 단 3명의 개발자가 1개월 만에 역할 시뮬레이션 게임 '마법소녀 루루핑'의 내부 데모를 완성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난해 2분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사의 생성형AI 활용률은 41.7%로, 전체 콘텐츠 분야 중 가장 높다. AI를 도입한 게임사 중 43.8%는 전사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팀에서 AI 활용을 공개한 게임 타이틀은 2024년 약 1000개 수준이었으나 1년만에 7818개로 약 8배 증가했다. 스팀 정책상 AI 사용 여부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활용 수치는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채용 42% 급감…해고율 11%
 
AI 도입으로 인한 파급력은 고용 통계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각사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 6곳의 2024년 합산 신규 채용 인원은 1362명으로, 2022년 2339명 대비 2년 새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기업별로 살펴보면 넷마블이 224명에서 46명으로 79% 급감해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고, 컴투스 53%, 엔씨소프트 52%, 위메이드 45% 순으로 뒤를 이었다.
 
글로벌 상황은 더 가혹하다.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가 지난해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주요 게임사에서 해고가 이어지며 전 세계 게임업계 종사자 2만4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지난 1년간 글로벌 게임 개발자 중 11%가 해고를 경험했으며, 해고율은 2023년 7%에서 2024년 11%로 뛰었다.
 
게임 개발자들이 생성형 AI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비율도 급등했다. GDC 2026 게임 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 전문가의 52%가 생성형 AI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5년의30%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현상에 게임업계 내부의 고용불안도 커지고 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가 게임업계 종사자 10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3%가 AI 도입으로 인한 고용 불안을 체감한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중 93.1%는 AI 관련 노동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노동계 "게임업계 노사정 협의 테이블 만들어야"
 
AI 도입 이후 게임 현장의 혼란은 예상보다 구체적이다. 게임업계에서는 AI를 적극 도입하겠다고 발표하고 나섰지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이나 직무교육은 부재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동계는 게임업계의 노사정 협의체를 구축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노영호 화섬식품노조 웹젠지회장은 "회사마다 AI를 적극 도입하겠다고 발표는 하는데, 가이드라인이 없다"며 "쓰는 사람과 안 쓰는 사람 사이에 격차가 생기면서 '내가 못 쫓아가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AI 도입 결정에 따라 어떤 툴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AI 활용 교육은 어떻게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안내가 없어 스스로 배우고 익히지 않으면 도태되는 구조가 됐다는 설명이다.
 
저작권 문제도 현장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 노 지회장은 "AI를 활용해 작업한 결과물이 AI의 것인지, 작업자의 것인지조차 불분명하다"며 "개발자가 아이디어를 내고 AI에 지시해 결과물을 만들었을 때, 그 창작의 주체를 누구로 볼 것인지에 대한 법적 기준이 없다. 회사 입장에서도, 개발자 입장에서도 명확한 답이 없는 상태에서 AI 활용만 늘어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수익 배분 문제 역시 노사정 협의 없이는 풀기 어렵다는 게 노동계의 시각이다. 노 지회장은 "개발자들이 AI를 쓸수록 자신의 작업 방식, 아이디어, 회사 기밀까지 해외 AI 업체의 학습 데이터로 넘어간다"며 "우리는 오히려 돈을 내면서 정보를 주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 지회장은 "구글한테 우리의 내부 자료로 해당 회사의 AI 모델이 더욱 발전했으니 수익을 배분해달라고 할 수 없다. AI 활용 총량이나 기여도를 측정하는 방식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이를 제도화할 수 있는 건 결국 정부밖에 없다"며 "법과 제도를 통해 수익 배분을 요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법적 구제 사실상 불가능…노사정 협의, 현실적 대안"
 
현행법으로는 게임업계의 AI 관련 논란을 불식시키기 어렵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에 노사정 협의를 통한 사회적 합의가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전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은 "AI 도입을 이유로 한 구조조정에 대해 법적으로 명시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며 "기술 변화에 따른 구조조정을 포괄하는 규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게임업계의 고용 구조 자체가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려운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게임업계 특성상 정규직만큼이나 프리랜서나 단기 계약직도 있다 보니 AI 변화에 의한 구조조정에 대응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거나 계약 기간 자체가 단기적인 경우도 있어 정규직에게나 가능한 정리해고 요건조차 해당되지 않는 직원의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단체협약을 통해 AI 도입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해소하자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거론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소장은 "법적 대응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교섭을 통한 대응이 방법으로 거론되지만, 노동조합이 활성화된 업계가 아니다 보니 그마저도 한계가 있다"며 "제도적 공백을 메우려면 '일하는 사람 기본법' 논의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데, 이는 별도의 특별 조치나 사회적 이슈화 없이는 집약적 논의가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선 노사정 협의체를 통한 대응이 최선의 방안으로 꼽힌다. 김 소장은 "법으로도 해결책이 없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만큼 조직화된 것도 아닌 상황에서 그 다음 방법으로 노사정 협의체 논의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직종이 AI로 인한 타격이 가장 크기 때문에 과거처럼 AI에게 하청을 주는 방식에 머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동계도 노사정 협의체 구성해야 한다는 것에 힘을 싣고 있다. 노 지회장은 "이건 회사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노동자 개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라며 "노사정이 함께 AI에 따른 게임업계의 고용불안과 저작권 문제, 수익 배분 등에 대한 전반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AI를 단순히 대체 관계로 볼 것이 아니라 보완 관계로 접근해 사회적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AI가 한 것을 체크하고 정교하게 잘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며 "무조건 대체 관계로 볼 것이 아니라 보완 관계로 적용할 수 있도록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박정현 기자, AI 침투에 게임업계 ‘고용절벽’ 현실화…현행법으론 보호 못해, 월간노동법률, 2026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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