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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투잡’ 근로자 38만 명…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낳은 ‘N잡’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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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61.♡.185.172)
댓글 0건 조회 258회 작성일 26-03-1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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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중소기업 근로자의 '투잡'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현상이 노동시장 구조 변화의 신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 장기적으로 'N잡' 형태의 노동이 보편화되는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12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중소기업 임금근로자의 일시휴직 및 부업 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부업을 하는 중소기업 임금근로자는 37만930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27만7000명 대비 37.1%p 증가한 수치다. 중소기업 임금근로자 대비 부업자 비중도 같은 기간 1.57%에서 2%로 상승했다.
 
대기업과 임금 격차 확대…"생계형 투잡 늘어"
 
중소기업 근로자의 투잡 증가 배경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확대'가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상용근로자의 부업 규모는 대기업 상용근로자의 부업 규모의 약 두 배에 달했다.
 
한국 노동시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수준 차이가 큰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에 직면해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 근로자들의 월평균 소득은 613만 원에 달하는 반면,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월평균 소득은 307만 원으로 대기업 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절반에 그쳤다. 이처럼 임금 격차가 장기간 유지되는 상황에서 최근 물가 상승까지 겹치며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실질소득 압박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전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생활비 부담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중소기업 임금 상승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디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까지 더해지면서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한 직장의 소득만으로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구조 속에서 부족한 소득을 보완하기 위한 생계형 부업이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향은 고용형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부업을 하는 중소기업 임금근로자의 고용형태를 보면 임시직 비중이 42.4%로 가장 높았다. 이는 대기업 부업자 가운데 임시직 비중(21.8%)보다 20.6%p 높은 수준이다.
 
플랫폼 노동 확산…부업 진입 장벽 낮아져
 
플랫폼 노동 확산도 투잡 증가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배달이나 대리운전, 퀵서비스 등 플랫폼 기반 일자리는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고 근로자가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어 임금근로자의 부업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길 전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에는 부업을 하려면 별도의 사업을 준비하거나 자본이 필요했지만 최근에는 플랫폼 기반 일자리가 확대되면서 비교적 쉽게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퇴근 후 저녁이나 주말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임금근로자의 투잡 참여가 확대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근로자들은 부업을 단순한 소득 보전 수단을 넘어 향후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활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판매나 공동구매 운영 등 디지털 기반 부업이 증가하면서 이러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최근 부업은 단순한 소득 보전 수단을 넘어 창업을 준비하는 '준창업 단계'로 활용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며 "디지털 플랫폼과 전자상거래 환경이 확대되면서 임금근로자가 일을 하면서 동시에 사업 가능성을 시험해 보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N잡 현상,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 높아"
 
중소기업 근로자의 투잡 증가가 단순히 코로나19 이후 경기 상황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그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노동시장 환경이 변화하면서 임금근로자가 본업 외에 다양한 소득원을 확보하는 'N잡' 형태의 노동이 하나의 고용형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단, 코로나19 이후 노동시장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 플랫폼 기반 일자리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임금근로자가 퇴근 이후나 주말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추가 소득을 얻는 것이 과거보다 훨씬 쉬워졌다. 여기에 주52시간제 도입 이후 여유 시간이 생기면서 일부 근로자들이 추가 소득을 확보하기 위해 부업을 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김 소장은 "코로나19 이후 플랫폼 노동이 크게 확산했고 노동시간 구조도 과거와 달라졌다"며 "이러한 변화는 한번 형성되면 쉽게 되돌아가지 않는 경향이 있어 투잡 증가 흐름이 일정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노 연구위원 역시 "주52시간제 도입 이후 추가 소득이 필요한 근로자들이 부업에 참여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며 "임금 격차나 고용 안정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부업 증가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이 장기적으로 계속된다면 노동시장 변화도 예상된다. 하나의 직장에서 안정적으로 근무하는 전통적인 고용 구조가 점차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전 교수는 "기술 발전과 플랫폼 경제 확산으로 노동 형태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며 "한 직장에서 안정적으로 일하는 전통적인 고용 구조에서 벗어나 여러 형태의 일을 병행하는 방식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와 맞물려 전개될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생계를 위해 부업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중소기업 노동조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생계형 투잡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노동시장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해소와 노동조건 개선이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출처 : 박정현 기자, 중소기업 ‘투잡’ 근로자 38만 명…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낳은 ‘N잡’의 그늘, 월간노동법률, 2026년 3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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