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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내수 출고 불법파견, 2심서 뒤집혀…“전산 공유가 지휘ㆍ명령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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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61.♡.185.172)
댓글 0건 조회 9회 작성일 26-04-0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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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내수 출고 전반에 대해 불법파견을 인정했던 1심 판결이 2심에서 뒤집혔다. 법원은 1심과 달리 원청의 작업매뉴얼 제공과 전산관리시스템 공유가 지휘ㆍ명령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일 노동법률 취재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1-2민사부(재판장 구태희)는 지난달 25일 현대자동차 하청 근로자 A 씨 등 55명이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패소 판결했다.

1심, 내수 출고 전반 '최초로' 불파 인정

하청 근로자들은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생산관리, 도장, 내수 출고 업무를 담당했다. 특히 내수 출고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들은 ▲출고 전 검사 업무(PRS 업무) ▲상차조합 업무 ▲TAG 업무(차량에 전산관리를 위한 태그를 부착하는 업무) ▲세차 업무 ▲시번호판 부착 업무 ▲고객안내 및 SD카드 투입 업무 등 내수 출고 전반의 업무를 수행했다.

하청 근로자들은 자신들이 파견근로자라고 주장하며 파견 기간이 2년을 넘어 원청이 직접 고용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내수 출고 업무를 한 하청 근로자들의 불법파견을 인정했다. 1심은 원청이 하청에 작업매뉴얼을 제공하고 전산관리시스템을 공유한 것에 주목했다.

1심은 "하청 근로자들이 스캐너를 통해 차량을 원청 전산관리시스템에 입력하면 원청이 차량 정보와 출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며 "하청 근로자들은 업무 중 문제가 생기면 원청 관리자에게 보고해 원청의 직접적인 지휘ㆍ명령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1심은 하청 근로자들의 업무가 원청의 업무와 선후관계로 연결돼 있고 기능적인 측면에서 분리되기 어렵다고 봤다. 1심은 "원하청 근로자가 번갈아 가며 업무를 수행해야 출고 업무가 정상적으로 가능해 기능적으로 분리되기 어려웠다"며 "출고 업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 하면 야적장 공간 부족으로 생산공정에도 차질이 생기기도 해 원청 사업에 영향을 줬다"고 했다.

1심은 도장 업무에 대한 불법파견도 인정했다. 1심은 "도장 업무는 컨베이어 시스템에 따라 진행됐고, 중앙통제실에서 업무를 통제해 원청의 지휘ㆍ명령이 인정된다"고 했다.

그러나 생산관리 업무에 대한 불법파견은 인정하지 않았다. 1심은 "하청 근로자들이 담당한 서열ㆍ불출 등 생산관리 업무는 필요한 부품을 적시에 공급해야 하는 물류 성격의 업무"라며 "원청이 서열 모니터와 바코드 리더기로 부품을 점검하는 정도의 감독만 했다면 직접적인 지휘ㆍ명령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뒤집힌 2심…"내수 출고 업무는 불파 아냐"

그러나 2심에서 내수 출고 업무에 대한 판단이 뒤집혔다. 2심은 원청이 작업매뉴얼을 작성하고 하청에 전달했다는 것만으로 직접적인 지휘ㆍ명령이 인정될 수 없다고 봤다.
 
2심은 "내수 출고 업무과 관련한 작업매뉴얼을 원청이 작성해 하청에 전달했지만 이것만으로 원청의 지휘ㆍ명령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2심은 원하청이 전산관리시스템을 공유한 것도 불법파견의 증거가 아니라고 봤다. 2심은 "하청 근로자들이 원청의 전산관리시스템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시스템에 입력된 정보는 객관적인 차량 정보, 투입시간 나열에 불과했다"며 "차량 판매와 출고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을 원청이 지기 때문에 발생한 어쩔 수 없는 공유"라고 선을 그었다.

2심은 하청이 원청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2심은 하청의 실질적 편입이 인정되려면 원하청이 업무를 같이 수행한 정도가 아닌 '고도의 유기성'이 필요하다고 봤다.

2심은 "원하청 근로자들이 번갈아 업무를 했다는 것만으로 하청이 원청에 실질적으로 편입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출고 업무가 지연될 경우 생산공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야적장의 공간적 한계 때문이지 업무상 고도의 유기성 때문이 아니어서 하청이 원청에 실질적으로 편입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최근 법원에서 내수 출고 업무에 대한 하급심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1심에서는 근로자 측이 승소했다가 항소심에서 패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 아산공장 내수 출고 사건 역시 1심은 불법파견을 인정했지만 지난해 8월 2심에서 불법파견이 부정됐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근로자 측을 대리한 조세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최근 법원이 불법파견 요건을 엄격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며 "1심과 2심에서 인정된 사실관계의 변화가 거의 없어도 하급심 판결이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법원이 불법파견 판단에서 고도의 유기성까지 요구하는 것은 불법파견 인정 가능성을 크게 낮추는 지나친 판단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조 변호사는 "과거에는 법원이 원하청 근로자들이 공동 작업을 했다면 하청의 실질적 편입을 인정했다"며 "법원이 최근에는 고도의 유기성까지 요구하고 있는데 지나치게 엄격하게 판단기준"이라고 말했다.

내수 출고 업무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도 근로자 측의 상고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조 변호사는 "상고기간 내에 상고를 할 계획"이라며 "하청 노동자들도 1심과 판단이 달라져 대법원 판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이재헌 기자, 현대차 내수 출고 불법파견, 2심서 뒤집혀…“전산 공유가 지휘ㆍ명령 아냐”, 월간노동법률, 2026년 4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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