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한전, 섬 지역 전력공급 업무는 불법파견”…2심도 같은 판단
페이지 정보

본문
한국전력공사가 섬 지역에서 전력공급 업무를 한 하청 근로자를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판결이 또 나왔다. 1심에 이어 2심도 같은 판단이다. 법원은 한전 직원들과 하청 근로자들이 일하는 장소가 '내륙'과 '도서 지역'으로 구별돼 있고, 각자 수행하는 업무가 달라도 작업 집단에 편입돼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등법원 제2민사부 (재판장 박정훈)는 전날 한국전력공사와 용역계약을 맺은 제이비씨 소속 하청 근로자 127명이 한전을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한전은 1992년경까지 울릉도 등 6개 섬 지역의 자가발전시설을 직접 운영했다. 운영 과정에서 섬 지역에 한전 직원을 인사발령하거나 섬 지역의 주민을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했다. 하지만 내륙 근무를 원하는 직원들이 많아 한전은 섬 지역에서 일할 직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한전이 운영하는 섬 지역이 늘어나면서 한전이 인수해 운영해야 하는 발전소 수도 늘었다.
결국 한전은 한전 퇴직자 모임인 한국전력전우회가 100% 출자한 전우실업에 도서발전소를 위탁했다. 전우실업은 현 제이비씨의 전신이다.
제이비씨는 한전과 1996년부터 도서전력설비 위탁운영 용역계약을 체결해 울릉도 등 66개 섬 지역에서 한전의 발전소 운영과 배전시설 유지ㆍ관리 등의 업무를 했다. 소송을 제기한 하청 근로자들은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을 일했다. 이들은 한전이 자신들을 직접고용해야 한다며 2020년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섬 발전소 하청 근로자 직접고용하라"
법원은 한전이 하청 근로자들을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1심은 "한전이 제이비씨에 업무지침을 제공하고 관리ㆍ감독하는 방법으로 근로자의 노무제공에 관해 직접적인 지휘ㆍ명령을 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한전은 직ㆍ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해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ㆍ명령을 했다"고 판단했다.
2심도 같은 판단을 했다. 2심은 한전과 제이비씨가 체결한 용역계약에 도급 지표가 존재한다면서도, 근로자파견 지표가 더 강하다며 불법파견을 인정했다.
하청 근로자들은 한전이 제작한 업무지침서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고 한전 직원들과 수시로 업무 연락을 주고받았다. 2심은 "한전 본사와 지사에서는 수시로 하청 근로자들에게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하거나 업무 현황 보고를 요청했는데, 지시 내용엔 업무의 세부적인 수행 방법이나 주의 사항, 작업 후 보고시한 및 보고사항이 포함됐다"며 "사실상 하나의 작업 집단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일상적인 업무 지시와 유사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전은 하청 근로자들의 근태를 보고받고 하청 근로자들의 업무 수행 방식 등을 평가하기도 했다. 하청 근로자들의 교육ㆍ훈련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한 것도 한전이었다.
2심은 "하청 근로자들의 전문성은 주로 한전 주도의 교육과 실무 경험을 통해 축적된 것으로 보이고, 제이비씨의 매출은 대부분 이 사건 용역 수행을 통해 발생했다"며 "용역 수행에 필요한 설비나 자재 등의 구매비 등도 한전이 부담하는 등 제이비씨는 한전에 의존적인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전 직원들과 하청 근로자들이 일하는 장소는 내륙과 도서 지역으로 구별돼 있고, 각자 수행하는 업무도 달랐다. 그럼에도 2심은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된다고 봤다.
하지만 2심은 "한전이 하청 근로자들의 업무 수행 내역을 매일 24시간 모니터링하면서 문제 상황 발생 시 즉각 대응했던 점, 한전이 하청 근로자들의 발전소별, 직무별 배치 인원과 자격 요건을 정하고 근태도 관리한 점 등에 비춰 하청 근로자들은 한전과 하나의 작업 집단을 구성했다고 판단된다"며 "물리적으로 구별된 공간에서 근무했다거나 서로의 업무를 대체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근로자파견계약의 성격을 부정할 정도로 중요하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근로자 측 "한전은 직접고용 즉시 이행하라"
소송을 제기한 하청 근로자들은 현재 해고된 상태다. 한전은 2023년 6월 1심 판결에서 패소한 뒤 2024년 8월 제이비씨와의 용역계약을 종료했다. 제이비씨는 용역계약 종료를 이유로 하청 근로자들을 해고했다.
근로자 측을 대리한 김덕현 법무법인 여는 변호사는 "모범적 사용자가 돼야 할 공기업인 한전은 오랜 기간 파견법을 위반해 왔고, 법원이 파견법 위반을 시정하고 섬 지역 노동자들을 한전이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판단했음에도 한전은 오히려 용역계약을 해지해 노동자들을 해고자로 만들었다"며 "용역계약을 해지 했어도 한국전력공사가 섬 지역 노동자들의 사용자로서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의무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등법원 제2민사부 (재판장 박정훈)는 전날 한국전력공사와 용역계약을 맺은 제이비씨 소속 하청 근로자 127명이 한전을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한전은 1992년경까지 울릉도 등 6개 섬 지역의 자가발전시설을 직접 운영했다. 운영 과정에서 섬 지역에 한전 직원을 인사발령하거나 섬 지역의 주민을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했다. 하지만 내륙 근무를 원하는 직원들이 많아 한전은 섬 지역에서 일할 직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한전이 운영하는 섬 지역이 늘어나면서 한전이 인수해 운영해야 하는 발전소 수도 늘었다.
결국 한전은 한전 퇴직자 모임인 한국전력전우회가 100% 출자한 전우실업에 도서발전소를 위탁했다. 전우실업은 현 제이비씨의 전신이다.
제이비씨는 한전과 1996년부터 도서전력설비 위탁운영 용역계약을 체결해 울릉도 등 66개 섬 지역에서 한전의 발전소 운영과 배전시설 유지ㆍ관리 등의 업무를 했다. 소송을 제기한 하청 근로자들은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을 일했다. 이들은 한전이 자신들을 직접고용해야 한다며 2020년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섬 발전소 하청 근로자 직접고용하라"
법원은 한전이 하청 근로자들을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1심은 "한전이 제이비씨에 업무지침을 제공하고 관리ㆍ감독하는 방법으로 근로자의 노무제공에 관해 직접적인 지휘ㆍ명령을 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한전은 직ㆍ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해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ㆍ명령을 했다"고 판단했다.
2심도 같은 판단을 했다. 2심은 한전과 제이비씨가 체결한 용역계약에 도급 지표가 존재한다면서도, 근로자파견 지표가 더 강하다며 불법파견을 인정했다.
하청 근로자들은 한전이 제작한 업무지침서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고 한전 직원들과 수시로 업무 연락을 주고받았다. 2심은 "한전 본사와 지사에서는 수시로 하청 근로자들에게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하거나 업무 현황 보고를 요청했는데, 지시 내용엔 업무의 세부적인 수행 방법이나 주의 사항, 작업 후 보고시한 및 보고사항이 포함됐다"며 "사실상 하나의 작업 집단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일상적인 업무 지시와 유사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전은 하청 근로자들의 근태를 보고받고 하청 근로자들의 업무 수행 방식 등을 평가하기도 했다. 하청 근로자들의 교육ㆍ훈련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한 것도 한전이었다.
2심은 "하청 근로자들의 전문성은 주로 한전 주도의 교육과 실무 경험을 통해 축적된 것으로 보이고, 제이비씨의 매출은 대부분 이 사건 용역 수행을 통해 발생했다"며 "용역 수행에 필요한 설비나 자재 등의 구매비 등도 한전이 부담하는 등 제이비씨는 한전에 의존적인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전 직원들과 하청 근로자들이 일하는 장소는 내륙과 도서 지역으로 구별돼 있고, 각자 수행하는 업무도 달랐다. 그럼에도 2심은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된다고 봤다.
하지만 2심은 "한전이 하청 근로자들의 업무 수행 내역을 매일 24시간 모니터링하면서 문제 상황 발생 시 즉각 대응했던 점, 한전이 하청 근로자들의 발전소별, 직무별 배치 인원과 자격 요건을 정하고 근태도 관리한 점 등에 비춰 하청 근로자들은 한전과 하나의 작업 집단을 구성했다고 판단된다"며 "물리적으로 구별된 공간에서 근무했다거나 서로의 업무를 대체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근로자파견계약의 성격을 부정할 정도로 중요하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근로자 측 "한전은 직접고용 즉시 이행하라"
소송을 제기한 하청 근로자들은 현재 해고된 상태다. 한전은 2023년 6월 1심 판결에서 패소한 뒤 2024년 8월 제이비씨와의 용역계약을 종료했다. 제이비씨는 용역계약 종료를 이유로 하청 근로자들을 해고했다.
근로자 측을 대리한 김덕현 법무법인 여는 변호사는 "모범적 사용자가 돼야 할 공기업인 한전은 오랜 기간 파견법을 위반해 왔고, 법원이 파견법 위반을 시정하고 섬 지역 노동자들을 한전이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판단했음에도 한전은 오히려 용역계약을 해지해 노동자들을 해고자로 만들었다"며 "용역계약을 해지 했어도 한국전력공사가 섬 지역 노동자들의 사용자로서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의무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한전 직원과 섬 지역 노동자들이 물리적으로 떨어져 일하고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일치하지 않아도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2심도 불법파견을 인정한 만큼 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과 파견법 준수 의무 이행을 위해 한전은 2심 판결을 즉시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출처: 이동희 기자,법원 “한전, 섬 지역 전력공급 업무는 불법파견”…2심도 같은 판단, 월간노동법률, 2026년 1월 23일
추천0
- 이전글전합, ‘산재 제3자’ 판단기준 바꿔…“위험 공유했으면 제3자 아냐” 26.01.28
- 다음글하도급법 위반 덮으려 ‘PC 100대’ 없앤 현대중공업, 대법 “증거인멸 아냐” 26.01.2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