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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괴롭힘 분리조치 필요해도 ‘파주’에서 ‘나주’는 과해…부당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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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61.♡.185.172)
댓글 0건 조회 486회 작성일 26-01-2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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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근로자를 사전 협의 없이 지방 원격지로 전보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11부(재판장 김준영)는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전보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괴롭힘 신고에 '전남 전보'…"불이익 과도해"
 
A 씨는 2006년 공사에 입사해 2023년부터 경기도 파주시 파주지사에서 근무했다. 2023년 12월 A 씨와 함께 일한 직원 5명이 A 씨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다. 공사는 신고자와의 분리조치를 위해 A 씨를 전라남도 나주시의 광주전남지사로 전보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된 경우 사용자는 신고자와 가해자로 지목된 근로자를 분리하는 등 보호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
 
A 씨는 공사의 전보가 부당전보라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보 구제신청을 했다. 경기지노위는 공사의 전보가 업무상 필요성 없이 이루어졌고 생활상 불이익도 크다며 부당전보라고 판단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판단도 같았다. 공사는 중노위 판단에 불복해 법원에 부당전보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 씨에 대한 전보 필요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A 씨에 대한 괴롭힘 신고가 접수돼 신고인들과 A 씨를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공사 인사 규정상 괴롭힘 조사 기간 동안 대기발령이 불가능해 전보 조치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파주지사에서 광주전남지사로의 전보는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보를 해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파주지사에서 근무하던 A 씨를 지방 원격지인 광주전남지사까지 전보할 필요성은 인정되지 않는다"며 "원격지 전보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필요성이 인정돼야 하지만 공사가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했다.
 
공사는 A 씨를 수도권지사로 전보할 경우 괴롭힘 신고자들과 업무상 교류하게 될 가능성이 있어 지방지사로 전보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 씨를 수도권지사로 전보했더라도 신고자들과 상시적인 교류가 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협업이 필요하더라도 직무 조정, 보직 부여를 통해 보호 조치를 이행할 수 있다"고 했다.
 
법원은 원격지 전보로 인해 A 씨가 감수해야 할 생활상 불이익도 크다고 봤다. 재판부는 "공사가 공동 숙소, 통근버스 등을 지원하더라도 비선호 원격지 전보로 인한 A 씨의 삶의 질 저하는 통상 감수 이내라고 보기 어렵다"며 "공사가 전국 단위 순환 보직을 실시하더라도 전보 시점에 지방 근무 대상자가 아니었던 A 씨를 비선호 원격지로 전보한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법원, '절차 문제'도 지적…"사전 협의 필요"
 
법원은 공사가 A 씨와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고 전보한 점도 지적했다. 공사는 A 씨를 광주전남지사로 전보하며 자기신고서 제출 기회만 부여하고 사전 협의 절차는 거치지 않았다.
 
재판부는 "A 씨는 파주지사로 온 지 4개월 만에 전보된 것으로 자신이 지방 원격지로 전보될 것임을 예측할 수 없는 상태였다"며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근로자를 비선호 원격지로 전보하는 경우 사전 협의 절차를 거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사가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서 A 씨를 원격지로 전보하며 아무런 사전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공사의 전보는 부당전보"라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법원이 분리조치를 위한 원격지 전보를 일관되게 부당전보로 판단한다고 볼 수는 없다. 법원이 지적한 것처럼 전보 대상자와 사전 협의 절차를 성실히 거친 경우 전보가 적법하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문강분 행복한일연구소 대표는 "법원이 분리조치를 위한 비선호 원격지 전보 자체를 부당전보라고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며 "근로자와 사전 협의를 거쳤거나 내부 규정이 있었다면 결론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번 사건처럼 전국 순환 근무를 하는 공공기관의 경우 지방 근무 가능성에 대한 내규가 존재했다면 비선호 원격지 전보가 위법하다고 결론이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비선호 원격지로의 발령 요건과 순번을 명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출처: 이재헌 기자,법원 “괴롭힘 분리조치 필요해도 ‘파주’에서 ‘나주’는 과해…부당전보”, 월간노동법률, 2026년 1월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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