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14년 연속 지급된 성과급, 임금 아냐…노사 합의로 ‘사후’ 결정돼”
페이지 정보

본문
서울보증보험(현 SGI서울보증) 특별성과급의 임금성을 부정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앞서 원심은 임금성을 인정했지만, 대법은 특별성과급을 근로의 대가로 볼 수 없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이 판결에서 주목할 점은 대법원이 임금성을 부정한 이유다. 대법원은 당기순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특별성과급이 지급되지 않는 것에 주목했다. 특별성과급이 '당기순이익 실현'이라는 조건을 전제로 하고 있어 근로자들의 근로제공 외에도 다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봤다. 또한, 매년 노사가 합의를 통해 특별성과급 지급기준을 '사후에' 결정했다는 점도 이번 사건에서 눈여겨 볼 지점이다.
30일 노동법률 취재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전날 서울보증보험 퇴직자 A 씨 등 5명이 서울보증보험을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14년간 매년 지급된 특별성과급, 임금인가?
서울보증보험은 매년 노사 합의를 통해 특별성과급을 지급해 왔다. 소송을 제기한 A 씨 등은 특별성과급이 퇴직금 산정에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원심은 특별성과급의 임금성을 인정해 근로자 측 손을 들어줬다. 특별성과급은 ▲연간 원수보험료 총액 ▲연간 구상금 총액 ▲당기순이익의 각 목표달성률을 기준으로 지급 여부와 지급률이 결정됐다. 원심은 '원수보험료 총액'과 '구상금 총액'이 근로제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봤다.
원심은 "특별성과급은 서울보증보험 소속 근로자 전체의 근로제공 총량이 회사의 경영성과에 기여한 가치를 평가해 근로자들에게 그 몫을 지급하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근로의 양이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원심은 서울보증보험이 2006년부터 14년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특별성과급을 지급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14년간 최소 131%부터 최대 300%까지의 지급률을 기록했다. 원심은 특별성과급 지급에 대한 노동관행이 형성됐다고 봤다.
원심은 "특별성과급은 서울보증보험이 2006년부터 14년 이상 해마다 기준연도의 경영목표를 제시하고 일정 경영목표 달성 시 일정률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내용의 지급기준을 노조와 합의해 작성한 뒤, 기준연도 결산 후 경영목표 달성이 확인되면 지급기준에 따라 연 1회씩 지급됐으므로 계속적 정기적인 급여에 해당한다"며 "근로제공의 결과로 경영목표를 달성해 지급됐으므로 임의적 은혜적 성질의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 "특별성과급 임금 아냐"…원심 파기
하지만 대법원이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기준을 제시하면서 원심이 뒤집혔다. 전날 대법원은 삼성전자 경영성과급 사건에서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은 사용자에게 지급 의무가 지워져 있고, 금품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어야 한다"는 기존 임금성 관련 법리를 재확인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특별성과급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보증보험엔 '사장이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고, 지급기준 등은 그때마다 사장이 정한 바에 따른다'는 내부 규정이 존재했다.
대법원은 "서울보증보험은 경영상황이 양호한 경우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결정하고 당해 연도 지급기준에 관해서만 사용자에게 유보된 재량권을 노사 합의 방식으로 실행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경영상황 악화 등 사정이 발생할 경우라면 서울보증보험은 취업규칙에 근거해 노조의 요구를 정당하게 거절하고 특별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을 권한을 계속 보유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특별성과급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것도 아니라고 봤다. 특히 대법원이 주목한 것은 당기순이익이다. 당기순이익 실현을 전제로 하고 있는 특별성과급은 근로의 대가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특별성과급은 근로의 대가인 임금이라기보다는 근로자들의 근로제공 외 다른 요인의 영향력이 상당한 당기순이익 실현이라는 특수한 경영성과를 전제로 해, 그 성과를 근로자들에게 분배하는 성격의 금품으로 봄이 타당하다"며 "서울보증보험과 같은 보증보험회사에 있어 당기순이익의 발생과 규모는 근로자들의 근로제공 외에 자기자본 또는 타인자본의 규모, 지출 비용의 규모,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다른 요인들이 합쳐진 결과물"이라고 판시했다.
서울보증보험은 매년 노조와 합의를 통해 특별성과급 지급기준과 지급률을 결정했다. 즉, 특별성과급 지급기준이 미리 정해져 있지 않고 노사 합의로 '사후'에 결정되는 구조였다.
대법원은 "서울보증보험은 매년 노사 합의를 통해 그 구체적인 지급기준 등을 정했고, 그 기준이 되는 원수보험료, 구상금, 세전 당기순이익 등의 목표 액수도 해마다 다르게 정해졌다"며 "결국 특별성과급이 장시간 지급된 것은 우선 회사가 이를 지급하기로 결정한 다음 노사 합의 방식으로 지급 기준을 충족하는 경영성과가 달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보증보험의 특별성과급은 근로자들이 최대로 노력해도 당기순이익 목표달성률이 낮으면 최대 보상인 300%를 받을 수 없는 구조로 설계돼 있었다.
대법원은 "이는 특별성과급의 최대 보상이 근로제공의 양과 질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들이 근로제공을 통해 목표 달성을 통제할 수 없거나 주된 인과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운 다른 요인들에 종속됨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김종수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공공기관 경영평가 성과급과 달리 사기업의 경영성과급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을 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또, 서울보증보험은 매년 노사 합의에 따라 비슷한 금액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노동관행으로 보지 않고 회사의 지급 의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 변호사는 서울보증보험의 특별성과급이 노사 합의를 통해 '사후'에 결정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변호사는 "특별성과급을 사전에 정해진 규정이나 기준을 통해 결정하지 않고 매년 노사 간 협의와 합의를 통해 그때그때 지급기준과 얼마를 배분할 것인지 사후에 결정했다"며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리스크를 해소하고 싶은 기업 입장에선 미리 정한 지급기준에 따르기보다 이러한 사후적 절차를 거쳐 경영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김미영 기자, 대법 “14년 연속 지급된 성과급, 임금 아냐…노사 합의로 ‘사후’ 결정돼”, 월간노동법률, 2026년 1월 29일
- 이전글‘68억 체불’ 알트론 대표, 징역 2년 6개월 ‘실형’…하청 대표는 ‘집행유예’ 26.02.03
- 다음글대법 “삼성전자 목표 인센티브는 임금”…성과 인센티브는 제외 26.01.3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