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회사 계좌로 입금된 택시 초과수입, 퇴직금 산정 시 포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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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의 초과운송수입금이 회사 계좌로 입금돼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면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회사 계좌 기록을 통해 구체적인 초과운송수입금을 확인할 수 있으면 회사가 '관리ㆍ지배'하는 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판결로 대법원이 초과운송수입금에 대한 회사의 관리ㆍ지배를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퇴직한 택시기사 A 씨가 국제산업 합자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A 씨가 패소한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20년 3월 31일 퇴직한 택시기사다. A 씨는 당일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사납금)을 회사에 납부하고 나머지 초과운송수입금을 가져가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받았다.
회사는 2020년부터 전액관리제(월급제)를 도입했지만, A 씨는 회사와 별도 합의를 통해 퇴직 전 3개월(2020년 1~3월)간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기로 했다.
문제는 퇴직금을 지급하면서 발생했다. 회사는 A 씨의 기본급여를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해 퇴직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A 씨는 초과운송수입금도 평균임금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택시 운행 중 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회사 명의 계좌로 입금됐는데, 이때 회사 명의 계좌에 입금된 초과운송수입금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원심 "초과운송수입금, 평균임금서 제외"
원심은 초과운송수입금이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원심은 "A 씨는 회사와 2020년 3월까지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기로 합의했고, 회사는 사납금만 지급받고 나머지 초과운송수입금은 전부 A 씨의 수입으로 귀속됐다"며 "회사는 초과운송수입금 중 카드 결제대금을 추가금의 형태로 A 씨에게 지급했으나, 이는 카드 결제대금이 회사 명의의 계좌로 입금되는 이상 정액사납금제하에서는 불가피한 과정이고, A 씨에게 귀속될 초과운송수입금이 회사의 계좌를 거쳐 전달되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원심은 회사가 초과운송수입금을 관리하거나 지배할 수 없다고 봤다. 초과운송수입금 발생 여부나 범위를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원심은 "A 씨에게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해 온 회사에는 초과운송수입금에 대한 관리가능성이나 지배가능성이 없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초과운송수입금의 성격을 갖는 추가금 역시 퇴직금 산정의 기초인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 "회사 계좌로 확인 가능…관리ㆍ지배 여지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초과운송수입금이 평균임금에 포함된다며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회사 명의 계좌를 통해 초과운송수입금 발생 여부나 범위를 확인할 수 있어 회사가 이를 관리ㆍ지배할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2020년 1월부터 3월까지 A 씨의 카드 결제대금은 전부 회사 명의의 계좌에 입금됐고, A 씨는 같은 기간 동안 회사로부터 기본급여 이외에 위 카드 결제대금 중 사납금을 제외한 나머지를 추가금으로 지급받았다"며 "그렇다면 회사는 계좌에 입금된 위 카드 결제대금을 통해 사납금 초과 수입금의 발생 여부와 금액 범위를 명확히 확인ㆍ특정할 수 있어 위 추가금을 관리ㆍ지배하고 있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애초 A 씨와의 근로계약에서 초과운송수입금을 평균임금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합의한 바 있지만, 대법원은 "산정한 퇴직금액이 퇴직급여법이 보장한 하한에 미달한다면 이 합의는 퇴직급여법 제8조에 위반되는 것으로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산정한 퇴직금액이 퇴직급여법이 보장한 하한을 상회하는지 아니면 미달하는지에 관해 심리하지 않은 채 초과운송수입금은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초과운송수입금 관련 퇴직금 차액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 법원에 환송한다"고 덧붙였다.
대법, 기존 판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번 판결로 대법원이 초과운송수입금 평균임금 여부에 대한 새로운 법리를 제시한 것은 아니다. 애초 "사납금 초과 수입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기존 입장이었다.
다만, "근로자들이 총운송수입금을 전부 운송회사에 납부하는 경우엔 운송회사로서는 사납금 초과 수입금의 발생 여부와 금액 범위를 명확히 확인ㆍ특정할 수 있어 사납금 초과 수입금을 관리하고 지배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는 전제 역시 대법원의 기존 입장이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기존 판례에서 한발 더 나아간 판결로 평가된다. 회사 계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면 회사가 관리ㆍ지배하는 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즉, 대법원이 회사의 관리ㆍ지배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건에서 근로자 측을 대리한 오정현 법무법인 다솜 변호사는 "이번 사건처럼 회사가 택시기사의 수입금 전액을 먼저 받은 후에 임금으로 돌려주는 경우, 이를 회사 계좌로 확인할 수 있다면 회사의 관리가능성 및 지배가능성이 인정된다고 대법원이 못 박은 것"이라며 "기존 판례에서 한발 더 나아간 판결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이전엔 사납금 초과 수입금에 대해 어떠한 경우에 회사의 관리가능성이나 지배가능성이 인정되는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판례가 없었는데, 이번 판결은 그러한 기준점을 명확히 제시해 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이동희 기자, 대법 “회사 계좌로 입금된 택시 초과수입, 퇴직금 산정 시 포함해야”, 월간노동법률, 2026년 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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