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동이슈

헤드헌터 ‘정규직 약속’ 믿고 이직했는데…법원, 하얏트 매니저 갱신기대권 ‘부정’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관리자 (61.♡.185.172)
댓글 0건 조회 522회 작성일 26-01-19 08:57

본문

헤드헌터의 정규직 전환 약속을 믿고 기간제 근로자로 입사한 것만으로는 갱신기대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근태 불량과 평균 이하의 인사 평가 점수가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1민사부(재판장 정회일)는 지난달 4일 롯데관광개발 기간제 근로자 A 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정규직 약속'에 제주 왔지만…갱신기대권 '부정'

 

A 씨는 롯데관광개발 그랜드 하얏트 제주에 1년 기간제 마케팅 매니저로 입사했다. 헤드헌터 B 씨는 A 씨의 채용 조건을 회사와 협상할 당시 "A 씨가 정규직이 아니면 입사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회사는 B 씨에게 "큰 문제가 없으면 계약 연장이나 정규직 전환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A 씨는 정규직 전환이 될 것이라는 B 씨의 말을 믿고 정규직으로 일하던 서울 직장을 그만두고 그랜드 하얏트 제주에 입사했다. 회사와 A 씨는 계약기간을 1년 연장했지만 회사는 정규직 전환 없이 계약기간 만료일에 근로관계를 종료했다. A 씨는 자신에게 갱신기대권이 있다고 주장하며 회사를 상대로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회사 손을 들었다. A 씨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A 씨는 회사가 헤드헌터에게 큰 문제가 없으면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고 전달했기 때문에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 씨는 B 씨가 전달한 정규직 전환 약속을 믿고 정규직 일자리에서 퇴사한 뒤 이직했다고 주장하지만 회사가 공식적으로 전달한 채용 조건은 '1년 계약직, 1년 후 경영진 판단에 따라 계약 갱신 및 정규직 전환 가능'일 뿐이었다"며 "회사는 A 씨에게 정규직 전환에 대한 사실상 기대권을 준 것에 불과해 갱신기대권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 씨는 회사 내에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관행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기간제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온 관행이 있다면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으나 최근 5년간 마케팅 기간제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은 없었다"며 "노동 관행에 따른 갱신기대권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법원은 A 씨의 업무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A 씨가 담당한 카피라이터 업무는 호텔 개장 초기 다양한 채널에서 호텔을 홍보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상시ㆍ지속적 유지가 예정된 업무라고 보기 어렵다"며 "업무 성격을 고려하더라도 갱신기대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근태 불량에 평가 점수도 낮아…갱신 거절 이유 '인정'

 

법원은 설사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더라도 회사에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바로 A 씨의 근무 태도 불량과 낮은 인사 평가 점수였다.

 

재판부는 "A 씨가 회사의 허가 없이 번번이 근무시간을 어기고 근무시간 중 이석을 하는 등 근무 태도가 불량했다"며 "이는 내규상 징계 사유에 해당해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욱이 A 씨는 인사 평가에서 보통에 해당하는 2점보다 낮은 1.7점을 받았다"며 "보통에도 미치지 못하는 평가 점수와 근무 태도를 고려하면 회사의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A 씨는 인사 평가 점수에 주관적인 평가가 들어갔다고 반박했지만, 법원은 "회사의 인사 평가에 주관적 요소가 포함됐다고 하더라도 이것만으로 인사 평가의 신빙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며 "A 씨의 인사 평가 점수는 갱신 거절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려면 회사가 근로자에게 '직접' 정규직 전환에 대한 신뢰를 부여한 사정이 인정돼야 한다. 강수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헤드헌터를 통해서가 아니라 회사가 직접 '특정 요건이 충족되면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경우, 공고를 할 경우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사건에서는 인정되지 않았지만 정규직 전환 관행이 있는 경우에도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근태 불량, 낮은 인사 평가 점수뿐 아니라 업무 실적 부진도 갱신 거절의 합리적 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 강 변호사는 "회사 측 사정도 고려 요소가 될 수 있지만 법원에서는 근로자 측 귀책이 있는지를 더 중점적으로 보고 갱신 거절의 합리적 사유를 판단한다"며 "근태 불량, 낮은 평가 점수뿐 아니라 업무 실적 부진도 적법한 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고 했다.


출처: 이재헌 기자, 헤드헌터 ‘정규직 약속’ 믿고 이직했는데…법원, 하얏트 매니저 갱신기대권 ‘부정’, 월간노동법률, 2026년 1월 16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