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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안전총괄책임자(CSO) 선임한 원청 대표에게 중처법 ‘무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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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61.♡.185.172)
댓글 0건 조회 561회 작성일 26-01-2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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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이 안전총괄책임자(CSO)를 선임하고 안전 관련 사항에 대해 전결권을 부여했다면 하청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더라도 원청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에 해당하지 않아 무죄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9일 노동법률 취재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형사3단독 한재광 판사는 지난달 19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탑인프라(현 비앤더블유이앤씨) 대표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탑인프라 CSO B 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고, 탑인프라 법인엔 벌금 1000만 원이 선고됐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죄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탑인프라의 하청업체 경성이앤씨 소속 현장 소장 C 씨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현장 고소작업대 운전자 D 씨는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경성이앤씨 법인에도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CSO 선임한 결과, 원청 대표 중처법 위반 '무죄'
 
탑인프라는 세방물류센터 창고시설 신축공사를 하며 기계설비 공사를 경성이앤씨에 하도급했다.
 
하청 소속 근로자 E 씨는 닥트 가대작업을 마치고 고소작업대에 탑승한 채로 다음 장소로 이동하던 중 설비 고정을 위한 하부 철제 구조물과 고소작업대 안전 난간 사이에 머리가 협착돼 사망했다.
 
검찰은 원청 대표 A 씨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지만 법원은 A 씨가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가 아니라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원청이 CSO를 선임하고 안전 관련 사항에 대해 전결권을 부여한 것에 주목했다.
 
한 판사는 "원청이 CSO를 선임하고 안전보건경영에 관한 전결권을 부여했다"며 "CSO에게 안전보건에 관한 예산, 조직, 인력에 관한 최종 의사결정권을 부여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재편하려고 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CSO는 임원으로 대표가 안전 보건과 관련된 업무 지시를 하더라도 이에 따라 업무를 하지 않았고 회사가 CSO 중심 체계를 발전시키려고 해온 것을 고려하면 A 씨가 원청 대표이기는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법원은 원청이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도 이행했다고 봤다. 한 판사는 "원청 안전전담조직에서 안전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2022년 하반기에 평가를 실시했다"며 "2023년 상반기에도 하청업체 산재 예방을 위한 조치 능력과 평가 기준을 마련해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이행했다"고 판단했다.
 
원청 CSO, 하청 현장 소장ㆍ운전자는 '유죄'
 
법원은 원청 대표 A 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CSO B 씨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는 인정했다. 한 판사는 "B 씨가 산업안전보건법 규칙상 작업계획서 작성, 고소작업대 이동 시 확인, 작업 지휘자 지정 의무가 있었지만 이행하지 않았다"며 "B 씨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 위반과 사고 E 씨의 사망 사고 간의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했다.
 
B 씨는 원청이 도급인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규칙에 따른 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의무 위반이 존재했더라도 E 씨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판사는 "산업안전보건법 규칙이 정한 안전 조치 의무는 도급인이 직접 부담하는 의무"라며 "원청의 행위가 E 씨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발생하게 한 유일한 원인이거나 직접적인 원인이어야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법원은 하청 현장 소장 C 씨와 고소작업대 운전자 D 씨의 업무상 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도 인정했다. 한 판사는 "C 씨와 D 씨가 산업안전보건법 규칙상 안전 조치 의무,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음이 인정된다"며 "E 씨의 사망과의 인과관계도 있어 유죄"라고 했다.
 
다만 법원은 사고에 E 씨의 책임이 일정 부분 인정되고 유죄가 인정된 피고인들이 유가족과 합의한 점을 고려해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한 판사는 "C 씨와 D 씨는 동종 전과가 없고 B 씨도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을 선고받은 적이 없으며 사고에 E 씨의 책임도 일정 부분 인정된다"며 "피고인들이 유가족과도 합의해 유가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음을 고려하면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가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원청이 CSO를 선임해 안전 관련 사항에 대해 전결권을 부여했다는 이유로 원청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선 이번 판결이 중대재해처벌법 입법 취지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재민 법률사무소 조안전 변호사는 "우리나라 기업의 구조상 CSO가 선임됐다고 해서 대표나 그룹 총수의 지배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안전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없다"며 "이번 판결과 같은 구조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무죄가 인정되면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변호사는 회사가 CSO를 선임했더라도 대표의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가 면책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회사가 CSO를 선임했더라도 대표의 책임을 면제해서는 안 된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의 경영책임자 정의 규정을 개정해 대표의 면책 가능성을 없앨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번 법원의 판단이 책임주의 원칙에 부합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대연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고도로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기업 현실에 비춰보면 기업이 CSO를 선임하고 안전 분야에 대한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재량권을 부여했다면 대표가 아니라 CSO가 중대재해의 책임을 지는 것이 구체적 타당성이나 책임주의 원칙에 부합한다"며 "다만 아직 첫 사례여서 이번 사건의 법리가 일회적인 것에 그칠지 유의미한 흐름으로 정착될지 향후 법원 판결의 흐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원이 이번 판단과 유사한 판결 경향을 이어갈 경우 CSO가 안전 관련 사항에 대한 실질적ㆍ최종적 의사 결정권을 갖는지가 중요한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변호사는 "대표가 아닌 CSO의 중대재해 책임이 인정되려면 CSO가 안전 관련 사항에 대한 전결 권한을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이를 행사했다는 것이 인정될 수 있도록 보고, 승인, 결제 절차를 운영해야 한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CSO가 실제 안전 관련 업무를 총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논거들을 미리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출처: 이재헌 기자,법원, 안전총괄책임자(CSO) 선임한 원청 대표에게 중처법 ‘무죄’ 선고, 월간노동법률, 2026년 1월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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