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실노동시간 단축에 협력…2026년 ‘실근로시간단축법’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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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와 노사, 전문가가 참여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이 공동 선언문과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추진 과제로는 포괄임금 오남용을 방지하고 '실근로시간단축법'을 제정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2030년까지 한국의 실노동시간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 수준인 1700시간대로 단축하는 것이 목표다.
고용노동부는 30일 오후 서울 중구 R.ENA 컨벤션센터에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의 공동 선언 및 추진 과제를 발표하는 대국민 보고회를 개최했다.
추진단은 우리나라가 2023년 처음으로 실노동시간 1800시간대에 진입했지만, 여전히 OECD 평균보다 150시간 이상 많은 상황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추진단은 2030년까지 실노동시간을 OECD 평균 수준인 1700시간대로 낮추겠다는 것을 목표로 내년부터 우선 추진할 과제를 정리했다.
추진단이 내세운 과제는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실근로시간단축지원법 제정 ▲특별연장근로 사후감독 체계 마련 ▲노동시간 적용제외, 특례 업종 제도 개선안 마련 ▲야간노동자 실태조사 및 건강보호 대책 마련 ▲반차 등 연차휴가 분할 사용 근거 명문화 ▲노동시간 격차 해소를 위한 정부 지원 등이다.
추진단이 핵심으로 내세운 과제는 포괄임금제 오남용 방지다. 추진단은 실제 일한 시간과 무관하게 정해진 임금을 지급하는 포괄임금제가 연장ㆍ야간ㆍ휴일 근로를 상시화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중으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포괄임금제를 근로자가 동의하고, 포괄임금제가 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않은 경우에만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때 포괄임금제가 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않은 경우란 사전에 수당을 포함해 약정하되 약정시간을 초과할 경우 추가 수당을 지급하는 경우 등을 말한다.
동시에 임금대장에 근로일수와 연장ㆍ야간ㆍ휴일 근로 발생 시 근로일별 시간 수를 의무적으로 기재하도록 해 노동시간 기록과 관리의 투명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러한 제도 개편과 함께 내년 기준 10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포괄임금 개편 컨설팅을 제공하고, 200개 사업장에는 노동시간 관리 전산 시스템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근무시간 외 불필요한 업무 지시를 줄이고 근로자의 휴식을 보장하는 '실근로시간단축지원법' 또한 로드맵의 핵심 축으로 포함됐다. 실근로시간단축지원법은 내년 상반기 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추진단은 업무용 메신저와 모바일 환경 확산으로 근무시간 이후에도 사실상 업무가 이어지는 현실을 문제로 지적하고, 근로자가 근무시간 외 연락이나 지시에 응답하지 않을 권리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실근로시간단축지원법에 근무시간 외 불필요한 업무 지시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는 조항을 담기로 했다. 실근로시간단축지원법에는 실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노력하는 노사에 대한 재정 지원 근거와 함께 시차출퇴근제,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 도입을 촉진하는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다.
장시간 노동을 제도적으로 허용해 온 예외 규정에 대한 개선도 추진한다. 추진단은 특별연장근로 제도에 대해 사후 감독 체계를 마련하고 운영 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연구개발 분야 등에서 특별연장근로 적용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는 점을 고려해 제도 검토도 병행한다.
노동시간 적용 제외, 특례업종과 관련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현황을 파악하고, 하반기에는 최소 휴식시간 보장 등 근로자 보호 방안을 포함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특정 업종에 장시간 노동이 집중되는 구조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근로자의 건강과 휴식권을 강화하는 과제도 다수 포함됐다. 추진단은 새벽배송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야간노동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야간노동 규모와 유형에 대해 조사하고 해외 사례 분석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노사정이 함께 야간노동자 건강보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연차휴가 제도와 관련해서는 반차 등 분할 사용 근거를 내년 상반기 중으로 근로기준법에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연차휴가 사용을 이유로 근무평정이나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관행을 금지할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에 근로기준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1일 4시간 근무자의 경우 휴게시간을 근무 도중이 아니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 30분 일찍 퇴근할 수 있게 하는 제도 개선도 추진 과제로 제시됐다.
실노동시간 단축 과정에서 기업 규모나 업종에 따라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정부 지원을 통한 노동시간 격차 해소 방안도 추진 과제에 담았다. 중소ㆍ영세기업을 대상으로 기술, 설비 도입을 통한 초과근무 감축 지원과 일하는 방식 개선 컨설팅을 확대하고, 범정부 차원의 캠페인도 병행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발표에 따르면 ▲법정노동시간 단축 ▲연장근로 상한ㆍ일 최장 노동시간 단축 ▲유연근무제 단위기간 절차 요건 ▲근무일 간 휴식 보장 ▲연장ㆍ야간ㆍ휴일수당 할증률 조정 등 노동시간 제도 개선 사항과 △연차휴가 일수 확대 및 취득요건 △연차휴가 저축제도 △미사용 연차수당 등 연차휴가 활용 제고 등 휴가제도 개편 사항과 같은 쟁점 사안은 즉각적인 추진 과제로 포함되지 않았다. 추진단은 이들 사안에 대해서는 추가 실태조사와 노사 간 이견 조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향후 검토 과제로 분류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실노동시간 단축은 단순히 노동시간의 총량을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을 회복하고 일하는 부모와 청년 모두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일"이라며 "실노동시간 단축이 누군가에게 부담으로만 남지 않도록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세심히 살피며 필요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출처: 박정현 기자, 노사정, 실노동시간 단축에 협력…2026년 ‘실근로시간단축법’ 제정, 월간노동법률, 2025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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