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회사 영업종료 뒤 협동조합 설립, 영업양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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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회사가 택시 영업권과 차량을 새로 설립된 협동조합에 모두 양도하고 영업을 종료하면서 소속 택시운전 노동자들을 해고한 사안에서, 협동조합의 고용승계 거부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영업권과 차량의 이전만으로는 상법상 영업양도나 협동조합 기본법상 조직변경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는 경기 시흥시 택시협동조합이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협동조합의 고용승계 거부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본 중앙노동위원회의 판단을 취소했다.
사건의 발단은 경영난에 빠진 택시회사의 영업 종료였다. 130명이 근무하던 이 회사는 2023년 말 더 이상 택시운송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며 영업 종료를 공고했고, 2024년 1월 말 소속 택시기사들을 모두 해고했다. 이후 회사는 새로 설립된 협동조합과 택시 영업권(121대), 택시 차량(114대)을 양도하는 자산양도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에는 협동조합이 기존 회사 소속 노동자들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는다는 특약도 포함됐다.
소수노조인 E분회는 “회사 임직원과 교섭대표노조 간부들이 협동조합 설립을 주도했고, 종전 회사의 영업권 전부와 차량이 이전된 만큼 택시운송사업의 동일성이 유지된다”며 “외형만 자산양도일 뿐, 실제로는 고용과 채무를 회피하기 위한 조직 변경”이라고 주장했다. 중노위도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해당 양도계약을 조직변경으로 보고 협동조합의 고용승계 의무를 인정했다.
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문제의 계약이 ‘자산 양도·양수 계약’이라는 명칭과 내용대로 영업권과 차량 등 물적 자산만을 이전한 것에 불과하다고 봤다. 기존 택시회사의 인적·물적 조직이 동일성을 유지한 채 이전됐다고 보기 어렵고, 협동조합으로의 조직변경을 위한 주주총회 결의 등 법정 요건도 갖추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한 “택시운송사업 양도·양수 신고가 수리됐다는 사정만으로는 근로관계까지 포괄적으로 승계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른 사업 양도·양수는 공법상 지위 설정에 불과해, 사법상 고용승계 의무를 당연히 발생시키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양도계약은 물적 자산의 양수도에 해당할 뿐 영업양도나 조직변경으로 볼 수 없다”며 “협동조합이 기존 택시기사들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았다고 해서 부당해고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출처: 김미영 기자, 택시회사 영업종료 뒤 협동조합 설립, 영업양도 아니다?, 매일노동뉴스, 2026년 1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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