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같은 일 했는데 임금 차별…YTN 무기계약직은 사회적 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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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한 무기계약직 고용형태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심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이를 뒤집고 사회적 신분을 인정했다. 판결은 YTN이 상고하지 않아 2심에서 확정됐다.
7일 노동법률 취재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15-2민사부(재판장 신용호)는 지난달 12일 YTN에서 연봉직 기간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한 A 씨 등 4명이 YTN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무기계약직들, "똑같이 일했는데 차별" 소송전
A 씨 등은 YTN에서 연봉직 기간제 그래픽 디자이너로 2년간 일하다 무기계약직 연봉직으로 채용됐다. 이들은 "정규직인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과 고용형태만 다를 뿐 같은 업무를 수행했는데 차별적 처우를 받았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기본급, 기본급 800% 상여금, 직급수당, 급식수당, 통근수당, 교육연구수당 등을 지급받았지만, A 씨 등은 기본급, 진행수당, 명절격려금, 가족수당만 지급받았다. 기본급 인상 방식도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매년 2호봉의 정기승호를 적용받았지만, A 씨 등은 정기승호 없이 연봉이 책정됐다.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다. 사용자가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차별적 처우를 할 경우 근로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쟁점은 A 씨 등의 연봉직 근로자 지위나 무기계약직 고용형태가 사회적 신분인지로 떠올랐다.
1심은 연봉직 근로자 지위, 즉 무기계약직이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심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고정성 또는 선택불가성'과 '사회적 평가 수반'이라는 요소가 전제돼야 한다"며 "그러나 연봉직 또는 호봉직 근로자라는 지위 또는 고용형태는 당사자들이 선택할 수 없는 지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지도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1심은 "연봉직 근로자라는 지위는 A 씨 등이 스스로 선택한 것일 뿐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강요한 것이 아니"라며 "연봉직 근로자라도 일정한 요건 및 채용절차를 거치기만 하면 호봉직 근로자로 신규채용 될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은 고용형태가 계속적, 고정적인 지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심 뒤집혀…사회적 신분 인정
그러나 2심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2심은 "A 씨 등이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2년을 근무한 후 취득한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지위는 YTN 내에서 단지 연봉제로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과 정규직 사이에 위치하고 이들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무기계약직에 준하는 고용형태'로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모두 YTN 방송 영상에 들어가는 그래픽을 제작했고 동일한 작업환경에서 일했다. 하나의 뉴스에 들어가는 그래픽을 나눠 제작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는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보다 기본급, 수당 등에서 불리한 처우를 받았다. 2심은 이러한 임금 차이에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2심은 임금 차별이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했다고 봤다. 2심은 "설령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지위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헌법 제11조 제1항에서 열거하는 '사회적 신분' 등은 예시적 사유로 봐야 한다"며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지위는 사회적 신분 그 자체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에 준하는 지위임에는 분명하므로 A 씨 등에 대한 임금 차별은 헌법 제11조 제1항에 반한다"고 했다.
2심은 "YTN은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해 A 씨 등을 임금에서 차별했고, 이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YTN은 A 씨 등에게 그러한 차별이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적정한 임금과 실제 지급받음 임금의 차액에 상당하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여기서 차별이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적정한 임금이란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받은 임금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일반 근로자 차별 소송, 대법 판례 없어 '쟁점' 계속
이번 판결로 무기계약직의 사회적 신분을 인정한 하급심 판례가 쌓였다. 현재 대법원에선 무기계약직이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례가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국토교통부 국도관리원 사건을 통해 공공부문 무기계약직 고용형태는 '공무원과의 관계'에서 사회적 신분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지만, 이는 공무원을 비교 대상으로 하는 차별 문제에 한정돼 일반 근로자 간 차별 문제로까지 적용하긴 어렵다. 결국 '일반 근로자와의 관계'에서도 고용형태가 사회적 신분이 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있다.
이번 사건에서 근로자 측을 대리한 이종훈 법무법인 시민 변호사는 "소송을 제기한 A 씨 등은 회사와 직접 근로계약을 맺고 기간의 정함이 없이 근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정규직처럼 보이지만, 정규직인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과 똑같이 일했음에도 신분상 차별을 당한 중규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사회적 신분 법리 안에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간접적으로 확인한 판결로서 의미가 있고, 노동관계에서의 헌법상 평등권 가치를 확실하게 못 박은 판결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7일 노동법률 취재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15-2민사부(재판장 신용호)는 지난달 12일 YTN에서 연봉직 기간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한 A 씨 등 4명이 YTN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무기계약직들, "똑같이 일했는데 차별" 소송전
A 씨 등은 YTN에서 연봉직 기간제 그래픽 디자이너로 2년간 일하다 무기계약직 연봉직으로 채용됐다. 이들은 "정규직인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과 고용형태만 다를 뿐 같은 업무를 수행했는데 차별적 처우를 받았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기본급, 기본급 800% 상여금, 직급수당, 급식수당, 통근수당, 교육연구수당 등을 지급받았지만, A 씨 등은 기본급, 진행수당, 명절격려금, 가족수당만 지급받았다. 기본급 인상 방식도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매년 2호봉의 정기승호를 적용받았지만, A 씨 등은 정기승호 없이 연봉이 책정됐다.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다. 사용자가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차별적 처우를 할 경우 근로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쟁점은 A 씨 등의 연봉직 근로자 지위나 무기계약직 고용형태가 사회적 신분인지로 떠올랐다.
1심은 연봉직 근로자 지위, 즉 무기계약직이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심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고정성 또는 선택불가성'과 '사회적 평가 수반'이라는 요소가 전제돼야 한다"며 "그러나 연봉직 또는 호봉직 근로자라는 지위 또는 고용형태는 당사자들이 선택할 수 없는 지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지도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1심은 "연봉직 근로자라는 지위는 A 씨 등이 스스로 선택한 것일 뿐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강요한 것이 아니"라며 "연봉직 근로자라도 일정한 요건 및 채용절차를 거치기만 하면 호봉직 근로자로 신규채용 될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은 고용형태가 계속적, 고정적인 지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심 뒤집혀…사회적 신분 인정
그러나 2심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2심은 "A 씨 등이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2년을 근무한 후 취득한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지위는 YTN 내에서 단지 연봉제로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과 정규직 사이에 위치하고 이들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무기계약직에 준하는 고용형태'로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모두 YTN 방송 영상에 들어가는 그래픽을 제작했고 동일한 작업환경에서 일했다. 하나의 뉴스에 들어가는 그래픽을 나눠 제작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는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보다 기본급, 수당 등에서 불리한 처우를 받았다. 2심은 이러한 임금 차이에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2심은 임금 차별이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했다고 봤다. 2심은 "설령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지위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헌법 제11조 제1항에서 열거하는 '사회적 신분' 등은 예시적 사유로 봐야 한다"며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지위는 사회적 신분 그 자체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에 준하는 지위임에는 분명하므로 A 씨 등에 대한 임금 차별은 헌법 제11조 제1항에 반한다"고 했다.
2심은 "YTN은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해 A 씨 등을 임금에서 차별했고, 이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YTN은 A 씨 등에게 그러한 차별이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적정한 임금과 실제 지급받음 임금의 차액에 상당하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여기서 차별이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적정한 임금이란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받은 임금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일반 근로자 차별 소송, 대법 판례 없어 '쟁점' 계속
이번 판결로 무기계약직의 사회적 신분을 인정한 하급심 판례가 쌓였다. 현재 대법원에선 무기계약직이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례가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국토교통부 국도관리원 사건을 통해 공공부문 무기계약직 고용형태는 '공무원과의 관계'에서 사회적 신분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지만, 이는 공무원을 비교 대상으로 하는 차별 문제에 한정돼 일반 근로자 간 차별 문제로까지 적용하긴 어렵다. 결국 '일반 근로자와의 관계'에서도 고용형태가 사회적 신분이 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있다.
이번 사건에서 근로자 측을 대리한 이종훈 법무법인 시민 변호사는 "소송을 제기한 A 씨 등은 회사와 직접 근로계약을 맺고 기간의 정함이 없이 근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정규직처럼 보이지만, 정규직인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과 똑같이 일했음에도 신분상 차별을 당한 중규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사회적 신분 법리 안에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간접적으로 확인한 판결로서 의미가 있고, 노동관계에서의 헌법상 평등권 가치를 확실하게 못 박은 판결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판결은 YTN이 상고하지 않아 2심에서 확정됐다.
출처: 이동희 기자, 법원 “같은 일 했는데 임금 차별…YTN 무기계약직은 사회적 신분”, 월간노동법률, 2026년 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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