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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사장 내세운 사내이사에 ‘직상수급인 연대책임’ 물은 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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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61.♡.185.172)
댓글 0건 조회 834회 작성일 25-12-1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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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무등록 하수급인에게 공사를 넘기고 임금체불을 초래한 실무 책임자에게 형사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은 하도급과 자금 집행을 사실상 총괄한 자라면 명목상 직함이나 대표자 여부와 무관하게 근로기준법 위반의 행위자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형식상 사내이사, 실제로는 하도급과 자금 집행 총괄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근로기준법 위반죄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형을 받은 A씨의 상고를 최근 기각했다. A씨가 사내이사로 있던 전문건설업체는 원도급사로부터 하도급받은 경북 안동의 ○○센터 신축 철근콘크리트 공사 중 목공공사 부분을 무등록 건설업체 B사에 맡겼고, 이 과정에서 B사 소속 노동자 41명의 임금 8천411만원이 체불됐다.


A씨는 대표이사로부터 포괄적 위임을 받아 △공사 수주 △무등록 하수급인 선정 △공사 현장 관리 △하도급대금·자재비·인건비 등 자금 집행 전반을 실질적으로 결정·집행했다. 대표이사는 계약서 작성과 보증서 발급 등 형식적 절차에만 관여했고, 실제 공사 운영과 비용 지출은 대부분 A씨가 담당했다.


“직상수급인 아닌 자도 처벌 가능한가” 쟁점


사건의 쟁점은 A씨가 근로기준법 44조의2에 나오는 ‘직상수급인’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처벌 대상이 되는지였다. A씨는 “자신은 대표자도, 실경영자도 아니며 직상수급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근로기준법 44조의2는 무등록 하수급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 직상수급인에게 연대책임을 지우고, 109조는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하도록 한다. 여기에 115조는 사업주의 대리인·사용인 등 실제 행위자까지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다.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회사의 실질적 경영자나 직상수급인으로까지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다. 그러나 2심은 임금을 체불한 B사 대표이사에는 징역 8개월, A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 A씨가 하도급 결정과 자금 집행에 독자적인 판단과 권한을 행사했고, 무등록 하수급인에게 공사를 맡김으로써 임금 미지급 위험을 현실화시켰다는 판단이다.


대법 “실질적 집행자라면 처벌 대상”


대법원도 2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 44조의2에 따른 직상수급인의 업무를 실제로 집행하는 자가 있을 때 벌칙 규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적용대상자를 해당 업무를 실제로 집행하는 자까지 확장해, 그 행위자도 아울러 처벌하려는 데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양벌규정의 취지는 책임 회피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하도급 계약 체결과 자금 집행에 대해 사실상 지배·통제한 자라면 직상수급인이 아니더라도 처벌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형식상 직함이나 명의가 아니라 △하도급 계약 체결 경위 △자금 집행 권한 △경제적 이익의 귀속 주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 속에 바지사장을 내세워 임금체불 책임을 피해가는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무등록 하도급을 통해 비용을 줄이면서도 책임은 하수급인에게 떠넘기는 악습에 경종을 울리고, 임금체불 책임이 실제 의사결정권자에게 귀속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 김미영 기자, 바지사장 내세운 사내이사에 ‘직상수급인 연대책임’ 물은 대법, 매일노동뉴스, 2025년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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