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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옥 옮기면서 노조 사무실 없앤 페르노리카…2심도 “부당노동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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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61.♡.185.172)
댓글 0건 조회 808회 작성일 25-12-0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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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사무실 제공에 합의한 단체협약의 효력이 사라졌더라도 사옥을 옮기면서 노조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부당노동행위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3일 노동법률 취재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재판장 구회근)는 지난달 27일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1심과 2심의 판단이 같았다.
 
1심, "단협 실효돼도 사무실 제공 의무…미제공은 부노"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앱솔루트, 발렌타인 등 주류를 판매하는 프랑스 페르노리카그룹의 한국법인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 노사는 단체협약을 통해 노조 사무실 제공에 합의했지만 2017년 단체협약의 효력이 만료된 후에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노사는 단체협약 효력 자동 갱신 조항을 통해 단체협약의 효력을 연장해 오다 2021년 3월 24일 회사가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노동조합법에 따르면 단체협약에 자동 갱신 조항이 있더라도 노사 일방이 6개월 전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하면 해지가 가능하다.
 
회사는 단체협약을 해지한 뒤 사옥을 이전하면서 노조에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았다. 노조는 회사가 신사옥에서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 부당노동행위라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서울지노위는 노조 사무실 미제공이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했고, 중앙노동위원회도 같은 판단을 했다. 이에 회사는 중노위를 상대로 부당노동행위 재심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노조 사무실 미제공이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했다. 회사는 노조가 구사옥 사무실을 반환하면서 사용대차 계약이 종료됐고, 노조 사무실 제공에 합의한 단체협약의 효력도 만료돼 사무실 제공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사용대차란 상대방에게 무상으로 물건이나 부동산을 빌려주는 계약으로 이를 반환하면 계약이 종료된다.
 
법원은 회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노사 간에 사무실 반환 기간에 대한 약정이 없고, 단체협약의 효력이 만료됐다는 것만으로 사무실 사용기간이 종료됐다고 볼 수 없다"며 "단체협약에 따른 노조 사무실 제공 계약은 민법상 사용대차 계약일 뿐 아니라 노조의 존립과 활동에 필요한 불특정 사무실을 제공할 무명 계약관계를 포함해 노조의 구사옥 사무실 인도만으로 사무실 제공 의무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회사는 2023년 10월 결국 신사옥에서 노조 사무실을 제공해 노조의 구제 이익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은 "신사옥에서 회사가 노조 사무실을 제공했더라도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기간 동안의 부당노동행위는 인정된다"며 "노조 사무실 미제공 기간 동안의 노조 단결권 침해는 원상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구제 이익이 있다"고 했다.
 
2심도 부노 '인정'…"지배ㆍ개입 의사 있다"
 
2심의 판단도 같았다. 회사는 신사옥 이전 후 노조 사무실을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사무실을 미제공 했다고 주장했지만 2심은 인정하지 않았다.
 
2심은 "회사가 신사옥 공간 배치, 인테리어를 하던 당시 노조 사무실을 위한 공간을 준비한 정황이 인정된다"며 "제공 여력이 충분함에도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새로운 단체협약 체결 전에는 사무실을 제공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준 것으로 지배ㆍ개입 의사가 인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노동 관행에 의해 20년 이상 노조 사무실을 제공해 온 회사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신사옥으로 이전하면서 노조 사무실 제공을 거부한 것은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회사가 노조에 사무실을 제공하기로 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했다면 이후 명백한 사용 종료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사무실 미제공은 부당노동행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노조 측을 대리한 우지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변호사는 "노사가 단체협약으로 노조 사무실 제공에 한번 합의했다면 단체협약 실효만으로는 사무실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며 "기존 사무실 면적이 과대해 다른 공간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거나 사용자가 노조 사무실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이유가 발생하는 등 합리적인 사용 수익 종료 사유를 사용자가 입증할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사용 수익 종료 사유가 있더라도 노사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회사가 노조와의 협의 없이 사무실에서의 퇴거를 요구할 경우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될 확률이 높다"고 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이 사건 외에도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여러 건의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을 상태다. 앞서 중노위는 ▲노조 텐트 옆 보안요원 배치 ▲쟁의행위 참가를 이유로 한 경영성과급 미지급 ▲노조 간부에 대한 임금 삭감 등에 대해서도 회사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했다. 사무실 미제공 외 나머지 부당노동행위 사건은 내년 2월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출처: 이재헌 기자, 사옥 옮기면서 노조 사무실 없앤 페르노리카…2심도 “부당노동행위”, 월간노동법률, 2025년 12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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