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업무 방식’ 단협으로 정하면 ‘위법’…법원 “시정 명령 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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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의 업무 방식을 단체협약으로 정한 것이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법원행정처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이 업무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이 위법하다며 관할 고용노동청이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재판장 구회근)는 지난 10월 16일 공무원노조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상대로 낸 단체협약 시정명령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패소 판결했다. 1심과 2심의 판단이 같았다.
1심, "업무 방식 변경은 비교섭 대상"
공무원노조 법원본부와 법원행정처는 2022년 10월 단체교섭을 시작해 2023년 8월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서울노동청은 체결된 단체협약이 공무원노조법에 위반된다며 ▲재판 자료 조사 수집비 지급 대상 확대(단체협약 6조) ▲문자 대응 범위 확대 등 등기관 업무 경감 방안 마련(단체협약 8조) ▲기록물 폐기에 공무원 투입 최소화를 위한 예산 지원(단체협약 9조) ▲관리 직의 출장이 근무시간을 초과할 경우 초과근무 인정(광주고등ㆍ가정법원 분과 교섭 9조 3항)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무원노조법은 근로조건과 직접 관계되지 않는 사항인 △정책 결정에 관한 사항 △기관 정원에 관한 사항 △예산ㆍ기금 편성, 집행에 관한 사항 △기관 관리ㆍ운영에 관한 사항 등을 비교섭 대상으로 정하고 있어 해당 내용이 단체협약에 포함된 경우 관할 노동청이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공무원노조는 노동부의 시정명령이 정부가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 87호 결사의 자유 협약과 98호 단결권ㆍ단체교섭권 협약 위반이라고 주장하면서 법원에 단체협약 시정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단체협약 8조와 9조에 대한 노동부의 시정명령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1심은 공무원 사무 분장과 업무 방법은 공무원노조법이 정한 비교섭 대상이라고 봤다.
1심은 "등기관의 문자 대응 범위 확대는 공무원노조법이 비교섭 대상으로 정하고 있는 업무 방법에 관한 것"이라며 "비교섭 대상에 대해 노동청은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록물 폐기에 공무원 투입을 최소화하기로 한 단체협약도 구체적인 직무수행ㆍ업무 방식을 정한 것으로 비교섭 대상에 해당하고 공무원 근무조건과 직접적인 연관성도 없다"며 "공무원노조법을 위반한 단체협약 8조와 9조의 내용에 대해 노동청이 시정명령을 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1심은 노동청의 시정명령을 ILO 협약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1심은 "비준된 ILO 협약이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지만 국내법에 우선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공무원노조법에 따른 적법한 노동청의 시정명령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단체협약 6조와 광주고등ㆍ가정법원 분과 교섭 9조 3항에 대한 노동청의 시정명령은 위법하다고 봤다. 1심은 "단체협약 6조가 예산 편성과 관련되어 있지만 공무원노조법이 조합원의 보수ㆍ복지에 대한 사항을 단체협약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단체협약 6조의 내용이 기관의 예산 편성에 대한 본질적ㆍ근본적 권리를 침해ㆍ제한하는 것이 아니어서 이에 대한 노동청의 시정명령은 위법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광주고등ㆍ가정법원 분과 교섭 9조 3항도 기관 관리ㆍ운영 방식에 해당하는 내용이지만 초과근무수당은 공무원 근로조건과 직접 관계된 것으로 비교섭 대상이라 할 수 없다"며 "공무원노조법을 위반하지 않은 단체협약 내용에 대해 노동청이 시정명령을 내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 판단도 '동일'…교섭 시 비교섭 대상 확정부터 해야
2심도 1심과 같은 판단을 했다. 공무원노조는 2심에서 공무원노조법이 정부 교섭 대표에게 성실ㆍ노력 의무를 부과하고 있음을 근거로 단체협약이 공무원노조법을 위반했다고 해서 곧바로 시정명령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은 "공무원노조법이 명시적으로 법령ㆍ조례에 위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단체협약의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공무원노조법이 비교섭 대상으로 명시하는 내용에 대한 노동청의 시정명령은 적법하다"고 반박했다.
공무원 노사의 단체교섭은 민간기업과 다른 특수성이 존재해 단체교섭 대상 선정에 주의가 필요하다. 근무조건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항이 단체협약에 포함될 경우 이번 사건처럼 관할 노동청과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박종태 노무법인 봄날 대표공인노무사는 "공무원은 일반 근로자와 달리 신분과 근무조건이 법으로 정해져 있고, 직무의 특수성으로 인해 민간 부문보다 노동기본권 보장이 제한적"이라며 "단체교섭 대상도 공무원노조법에 따라 근무조건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에 한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의 근무 제공에 대한 반대급부에 해당한다면 근무조건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될 것"이라며 "임금, 근로시간, 복지, 재해보상 등은 교섭 대상이 된다"고 했다.
공무원 노사는 단체교섭에 앞서 비교섭 대상 범주를 먼저 확정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 노무사는 "공무원 노사는 단체교섭을 함에 있어 비교섭 대상 범주를 우선 확정한 뒤 근무조건과 직접 관계되는 사항인지를 명확히 판단해 교섭에 임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단체협약을 체결해야 향후 노사의 분쟁 예방과 노동청의 시정명령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출처: 이재헌 기자, 공무원 ‘업무 방식’ 단협으로 정하면 ‘위법’…법원 “시정 명령 적법”, 월간노동법, 2025년 1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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