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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포장 업무, 대법서 ‘적법 도급’ 첫 판단…“MES 불파 증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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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61.♡.185.172)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6-04-2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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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포장 업무에서 적법도급을 인정한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포스코가 전산관리시스템(MES)을 통해 하청 근로자들에게 업무 지시를 했더라도 하청이 전문성⋅기술성을 가지고 있고 작업량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면 불법파견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17일 노동법률 취재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전날 포스코 하청 근로자 A 씨 등 8명이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광주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포스코 하청 근로자들이 제기한 3차 소송의 상고심이다.
 
같은 날 대법원은 또 다른 포스코 하청 근로자 B 씨 등 215명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4차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원심, 포장 포함 모든 업무 불파 '인정'

A 씨 등 하청 근로자들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하청업체 소속으로 냉연 코일 포장과 암연 제품 생산 업무를 담당했다. B 씨 등 하청 근로자들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원료 하역, 코일 연마, 롤 정비 등 업무를 수행했다.
 
하청 근로자들은 자신들이 하청업체가 아닌 포스코의 지휘⋅명령을 받으며 2년 이상 업무를 해 파견법에 따라 포스코가 직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포장 업무를 제외한 나머지 업무에 대한 불법파견을 인정했다. 1심은 "하청 근로자들이 포스코가 제공한 작업 표준서와 기술기준을 토대로 원청의 구속력 있는 지시에 따라 작업을 수행했다"며 "작업 표준서가 업무 수행 자체에 관한 것이라면 원청의 상당한 지휘⋅명령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1심은 포장 업무의 불법파견은 부정했다. 1심은 "원청의 MES를 통한 정보 전달은 구속력 있는 업무 지시로 볼 수 없다"며 "원청의 지휘⋅명령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속공정에 해당해 원하청의 업무가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더라도 구분이 가능하다면 연속공정이라는 이유만으로 적법 도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2심에서 포장 업무에 대한 판단이 뒤집혔다. 2심은 포장업무를 포함한 모든 업무의 불법파견을 인정했다. 2심은 1심과 달리 MES를 통한 지시가 상당한 지휘⋅명령이라고 봤다.

2심은 "원청이 MES를 통해 작업 내용, 대상, 순서를 구체적으로 지시했다"며 "하청이 일부 재량권을 가졌더라도 원청의 통제와 관리 범위를 벗어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2심은 컨베이어 벨트에서 연속적으로 업무가 이루어지는 제철소의 특성상 하청이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업무가 없다고 봤다.
 
2심은 "제철소 생산 공정이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연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연속 공정의 특성상 하청의 업무가 완전히 독립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구조"라며 "하청 근로자의 업무는 원청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와 밀접하게 연동될 수밖에 없어 적법한 도급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 포장은 불파 '부정'…"MES 불파 증거 아냐"
 
그러나 대법원은 포장 업무를 불법파견으로 볼 수 없다며 또 한번 판결을 뒤집었다. 포장 업무를 제외한 나머지 업무에 대해선 불법파견을 인정했다.

대법원은 포장 업무에서 MES를 통한 정보 전달은 구속력 있는 지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청이 MES를 통해 포장 규격⋅사양 변경을 하청에 전달했지만 원청이 포장 업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한 적은 없다"며 "원청의 MES를 통한 정보 전달이 지휘⋅명령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대법원은 하청이 독자적인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점에도 주목했다. 대법원은 "하청이 원청의 요청 사항에 대해 변경을 건의하기도 하는 등 독자적인 전문성을 가지고 있었고 포장 업무와 관련한 다수의 특허도 보유했다"며 "하청이 코스닥 상장사로 매출액이 1000억 원 이상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독립적인 기업조직과 설비가 갖췄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청이 포장 업무 수행에 일정 재량권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적법도급의 증거가 됐다. 대법원은 "하청이 원청에 구속되지 않고 작업량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가지고 있었다"며 "원청에 실질적으로 편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날 대법원 선고 직후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대법원이 포장 업무를 제외한 업무 전반에 대해 불법파견을 인정한 만큼 포스코가 차별 없는 직고용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용섭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 광양지회 지회장은 "대법원이 포장 업무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을 해 아쉬움이 남지만 다른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불법파견은 명백하다고 판단한 만큼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처우로 직고용해야 한다"며 "특수 직군을 만들어 직고용하는 꼼수를 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법원이 제조업 포장 업무의 불법파견을 부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급심에서 포스코 포장 업무에 대한 불법파견 판단이 엇갈렸던 상황에서 대법원이 최종 판단을 내린 셈이다. 앞서 지난 1월 서울고등법원은 포장 업무를 한 포스코 하청 근로자들의 불법파견을 부정한 바 있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포스코 측을 대리한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지난 1월 서울고등법원에 이어 대법원이 MES를 활용했다는 것 자체가 파견의 징표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판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대법원이 이를 근거로 원심을 파기하고 불법파견을 인정한 것은 이례적인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근로자 측을 대리한 정준영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포스코 제철소의 업무들은 모두 연속 공정임에도 대법원이 포장 업무에 대해 불법파견을 부정한 것은 이해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원청이 형식적으로 많은 매출액을 기록하고 특허를 가진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 이재헌 기자, 포스코 포장 업무, 대법서 ‘적법 도급’ 첫 판단…“MES 불파 증거 아냐”, 월간노동법률, 2026년 4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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