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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에 교섭 요구’ 자회사 노조, 원청 사용자성 인정 ‘더’ 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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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61.♡.185.172)
댓글 0건 조회 121회 작성일 26-03-2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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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모회사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는 자회사 노조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회사 노조에 대한 모회사의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이 일반적인 원청보다 높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모회사가 사용자"…교섭 요구하는 자회사 노조들
 
자회사는 상법상 모회사가 주식의 과반수를 보유해 지배ㆍ종속 관계에 있는 회사를 말한다. 모회사와 법인은 분리돼 있지만 모회사에서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아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모회사에 교섭을 요구하는 자회사 노조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경주ㆍ구미ㆍ대전충남지부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모비스가 자회사 노조와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속노조가 현대모비스에 교섭을 요구하는 이유는 자회사 사업부 매각 문제 해결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월 자회사인 현대IHL 램프사업부 매각을 위해 프랑스 OP모빌리티와 MOU를 체결하고 올해 상반기 본계약을 목표로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금속노조는 "현대모비스는 노조와 협의 없이 램프사업부 매각을 추진하지 말고 교섭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노동조합,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동조합,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노동조합, 삼성카드고객서비스노동조합도 지난 13일 모회사인 삼성그룹을 상대로 교섭 요구 선포식을 열었다.
 
오상훈 삼성노동조합연대 의장은 "노란봉투법이 시행됐으니 모회사와 자회사 간 임금 격차를 좁혀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임금 양극화 해소에 삼성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IT업계 자회사 노조들도 모회사에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는 지난 10일 "네이버와 카카오로 대표되는 IT 플랫폼 기업 집단은 다수의 계열사와 자회사 구조를 활용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사실상 지배하면서도 법적 책임은 회피하는 구조를 오랫동안 유지해 왔다"며 "이제는 그룹 차원에서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로서 교섭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자회사, 사용자성 인정에 유리할까…교섭 전략은
 
모회사를 상대로 한 자회사 노조들의 교섭 요구가 이어지면서 경영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일반적인 하청과 달리 자회사는 모회사의 지배구조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경영계 관계자는 "지배구조 등으로 인해 모회사의 사용자성이 일반적인 원청보다 쉽게 인정될 가능성이 있어 상황을 유심히 보고 있다"며 "아직 교섭 요구 공문을 보낸 자회사 노조들은 많지 않지만 교섭 요구 공문을 보내면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모회사의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이 일부 높을 수 있다고 보면서도 모회사라는 이유만으로 사용사정이 무조건 인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석 법무법인 여는 변호사는 "자회사의 지분 구조상 실질적 의사결정에 모회사가 개입할 확률이 높아서 종속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법원이 지분 관계 자체를 사용자성 판단 기준으로 고려하고 있지는 않아 사용자성이 인정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류지완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도 "모회사의 사용자성 인정이 쉽다고 단정할 수만은 없다"며 "모회사라는 지위, 그룹 차원의 일반적인 경영 통제만으로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서 "다만 임원 겸임, 자회사 예산과 조직을 모회사가 승인하는 구조를 가진 경우 근로조건을 모회사가 직접적으로 지배ㆍ결정하는 구조로 인정될 수 있어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회사라는 이유로 사용자성을 인정받을 확률이 두드러지게 높지 않다면 자회사 노조가 하청 노조와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하는 것은 유효한 교섭 전략으로 보기 어렵다.
 
이 변호사는 "실무적으로 봤을 때 모회사의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이 두드러지게 높다면 자회사 노조가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겠지만, 현재 그런 상황은 아니라서 교섭단위 분리 신청의 실익이 크지 않다"며 "하청 전체 단위에서 교섭창구를 단일화해 원청(모회사)과 교섭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자회사들의 숫자가 많아 현실적으로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한주 금속노조 대변인은 "하나의 대기업에 속한 자회사 노조가 수십 개이기 때문에 업무도 각자 달라 현실적으로 자회사 노조들이 개별적으로 교섭 단위 분리 신청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교섭단위 분리를 검토해 볼 수는 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모회사의 흡수, 무조건 좋을까?…근로조건 동결 우려도
 
모회사에서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을 앞두고 자회사를 선제적으로 흡수 합병하는 사례도 포착되고 있다. KG스틸은 노란봉투법 시행 하루 전인 지난 9일 조업 지원 업무를 하는 자회사 KG스틸 S&D와 KG스틸 S&I를 흡수 합병 하기로 결정했다.
 
모회사의 이 같은 자회사 흡수 합병은 잠재적인 법적 분쟁을 줄이기 위한 판단으로 평가할 수 있다. 류 변호사는 "KG스틸처럼 생산 지원 자회사는 사용자성 문제와 불법파견 문제를 함께 가지고 있어 모회사가 자회사를 흡수 합병해 직고용하는 것은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인한 잠재적인 노사 분쟁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모회사의 자회사 흡수 합병이 많은 기업에서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김 대변인은 "KG스틸 사례가 다른 기업들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대부분의 자회사들이 불법파견 문제로 인해 만들어졌는데, 모회사가 직고용을 하지 않기 위해 만든 자회사를 노란봉투법 시행을 이유로 흡수 합병하는 결정을 선뜻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흡수 합병되더라도 별도의 협상이 없다면 근로조건은 자회사 시절과 동일하게 이어지는 것이 원칙이다. 류 변호사는 "모회사가 자회사를 흡수 합병하더라도 자회사 근로자들에게는 기존의 근로조건이 유지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노란봉투법 리스크 해소를 목적으로 흡수 합병을 한다면 전사적인 근로조건 통합을 위해 별도의 협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별도의 근로조건 협상 없이 흡수 합병된다면 근로조건 향상이 없어 노란봉투법의 취지와 맞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자회사 출신 근로자들이 모회사에서 '2등 근로자'가 돼 차별을 겪을 수도 있다.
 
이 변호사는 "모회사가 노란봉투법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로 흡수 합병 카드를 꺼내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며 "모회사가 노동조건을 동결하고 교섭을 하지 않기 위해 흡수 합병을 사용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방식으로 흡수 합병되면 자회사 노동자들은 모회사에서 2등 노동자로 전락할 수 있다"며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비정규직 출신 노동자들이 차별을 겪었던 것처럼 노란봉투법이 노동자들 간의 새로운 차별 문제를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자회사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동결, 모회사 노동자들과의 차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모회사의 흡수 합병 과정에서 자회사 노조가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투쟁에 나서야 한다"며 "자회사 흡수 합병이 노란봉투법 잠탈 목적의 꼼수가 되지 않도록 노동계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도 "모회사가 자회사를 흡수 합병하는 경우 자회사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이 얼마나 개선되는지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출처 : 이재헌 기자,  ‘모회사에 교섭 요구’ 자회사 노조, 원청 사용자성 인정 ‘더’ 쉬울까, 월간노동법률, 2026년 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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