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걸린 채 일하다 사망한 조리사…법원 “과로 아니었어도 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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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에 걸린 근로자가 일하고 퇴근 후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망인이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고 과로에 이르지 않을 정도로 일했더라도 심부전이 왔다면 업무상 재해라고 판단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장 진현섭)는 최근 망인 A 씨의 유가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 씨는 급식 조리사로 일했다. 감기 몸살 증세가 있던 A 씨는 병원 진료에서 A형 독감 진단과 5일 격리 권고를 받았다.
그러나 회사는 일손이 없다며 A 씨에게 계속 출근을 요구했고, A 씨는 이틀간 출근하다 퇴근 후 심부전으로 사망했다.
망인의 유가족은 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지만, 공단은 A 씨의 사망 원인이 기저질환인 승모판 협착이라고 판단해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망인의 유가족은 공단을 상대로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 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고 판단했다. 공단은 A 씨가 산재보험법 시행령상 심장 질환의 업무상 재해 인정 기준인 1주 평균 근로시간 60시간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인과관계를 부정했지만 법원은 공단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봤다. A 씨의 사망 전 1주 평균 근로시간은 25시간 43분이었다.
재판부는 "산재보험법 시행령의 업무상 재해 인정 기준은 예시적 규정에 불과하다"며 "예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인과관계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A 씨의 기저질환이 사망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면서도 A 씨가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무리해서 업무를 한 뒤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가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A 씨가 승모판 협착 증세를 가지고 있었지만 증세가 안정적으로 관리돼 왔다"며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계속 근무한 것이 망인의 기저질환을 급속히 악화시켜 심부전을 유발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A 씨의 근무시간이 사회 통념상 과로에 해당할 정도일 필요는 없다"며 "건강 상태가 악화된 상태에서 계속 근무해 기저질환이 악화됐다는 것만으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판결은 공단이 항소하지 않아 확정됐다.
출처 : 이재헌 기자, ‘독감’ 걸린 채 일하다 사망한 조리사…법원 “과로 아니었어도 산재”, 월간노동법률, 2026년 3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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